함께해요/♥아름다운 글 시

물억새꽃/박노길

sh승하 2009. 12. 9. 18:56
 

 물억새꽃  
            魯山 박노길   

가을 탈 때마다
나는 강나루 건너 배다리를 찾는다.
떠날 때 수줍음 타던 어린 것이
이젠 백발이 다 된 손으로 나를 향해
강변이 떠나갈 듯이 흔들고 있었다
나도 반가워 두 손으로 마구 흔들었다
수조에서 살아 남기 위해  몸부림치는
희뿌옇게 바랜 전어의 등처럼
흔드는 손에 힘은 없어 보였다
문득 그날에, 할머니가 바지춤에서
꼬깃꼬깃한 손때 묻은 지폐를 내 손에 
꼭 쥐여 주시던 주름진 얼굴이
환하게 웃고 서 있었다.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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